지난 한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단어는 ‘깐족’일 것이다. 갑작스러운 대통령의 부재로 조기 대선이 결정되면서, 여야 모두는 대통령 후보 뽑기에 올인하고 있다.

야당은 볼 것도 없이 대세론이 굳혀져서 후보가 예상되는 상황... 반면 여당은 8명의 후보가 말 그대로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래서 당연히 대중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여당 후보 경선 방송이다.

소위 예능식 경선을 표방하며 재미와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다. 그래서 후보들을 대상으로 ‘바퀴벌레 vs 바퀴’라는 황당한 밸런스 게임을 하며 사람들의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경선방송은 하이라이트는 지난 금요일이었다. 유력후보 두 명이 피 튀기는 공방을 하면서 서로를 향하여 ‘깐족’대지 말라고 다투었기 때문이다.

⑆ 깐족대다 : 쓸데없는 말을 수다스럽고 얄밉게 계속 지껄이다.

이 단어 이후로 이 방송은 막장으로 변했다. 격앙된 후보들은 경선이 아닌 결전을 하는 듯했다. 중요한 것은 이 토론에 과거가 있을 뿐 미래는 없었다. 비난이 있을 뿐 비전은 사라졌다. 흥행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에는 많이 부족해보였다.

나는 깐족대는 말이 싫다. 물론 한때 그런 말을 좋아하기도 하고, 자주 쓰기도 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좋은 기억이 없다. 물론 마음에도 없는 듣기 좋은 말을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얄미운 말은 더 문제다. 마음을 상하게 하고, 오히려 소통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말에는 온도가 있다. 가까울수록 말은 따뜻해야 한다. 교회나 가정은 더욱 그렇다. 한마디를 하더라도 체온을 담아 건네야 한다. 힘든 말을 건넬 때도 마찬가지다. 전달해야 하는 것은 진심이지 상처가 아니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의 온도가 내가 말하는 온도가 되어야 한다.

간절한 바람은 우리 교인부터 이런 대화가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교회가 주님의 말들이 넘치는 따뜻한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