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일의 시간이 흘렀다. 우리에게는 매우 낯설고 고달픈 시간이었다. 극단적인 대립과 극단적인 막말들,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이슈들이 이어지면서 많이 혼란스러웠고 걱정스러웠다.

내가 제일 먼저 깨닫게 된 것은 리더의 중요성이었다. 공인은 말 그대로 모두를 위한 사람이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 결정 한 가지... 모두 숙고하고 조심해야 한다.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대통령은 안정적이지 못했다. 한 번 더 고민하였다면 다른 결정을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지금과는 좀 더 나은 결과를 얻지 않았을까? 물론 지나간 과거는 ‘만약’이 존재할 수 없지만, 안타까움이 많이 남는다.

또한 내가 깨달은 다른 한 가지는 군중들의 심리다. 갈대 같고 억새 같았다. 말 한 마디, 기사 하나에 흔들리고 요동했다. 심지어 그 기사의 발원지가 거짓임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생각과 마음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물론 이를 이용한 사람들이 나쁜 거지만, 대중들이 그런 말이 휩쓸릴 만큼 많이 약해 보였다.

이건 예수 믿는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더 심하기까지 했다. 물론 정황과 상황이 오해할만하기도 했다. 그래도 그러면 안 되었다. 교회는 이익집단이 아니라 유익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목사들은 신중함이 필요했고, 성도들은 분별이 요구되었다. 싸움을 일으키기 보다 화해시키고 연합하는 사역을 감당해야 했다.

헌재의 판결에 대해 섭섭하신 분들이 있겠다. 반면 속시원한 분들도 있겠다. 하지만 부탁드린다.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말자. 사랑으로 덮고 은혜로 감싸자. 누가 이기거나 진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같은 배를 타고 이 험한 파도를 헤쳐나가야 할 한 몸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기도가 필요하다. 너무 없다. 진짜 없다. 여호와 샬롬이 임하도록, 더 이상 분열이 없도록, 이 역경이 빨리 지나도록 애써 기도하자. 진짜 교회가 되자. 세상을 밝히는 주님의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