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삼성교회에 부임한 지 두 달이 되어간다. 2개월의 시간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아직도 공사 중... 본당 LED공사, 음향공사, 조명공사, 5층 기도실 공사, 4층 중고등부실 공사, 1층 새가족실 공사, 그리고 목양실 공사까지... 물론 이 모든 일을 내가 한 것은 아니지만 가까이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분주했다.
이 모든 공사를 총괄한 장로님이 급기야 앓아누우셨다. 심지어 두 달 사이에 수술까지 받았다. 그런데 장로님은 그 다음 날이면 너무도 멀쩡하게 웃으며 나타나셨다. 뭐 저런 분이 있나 싶을 정도로 신기했다. 아무래도 남 몰래 산삼을 캐다가 드시는 게 아닌가 싶다.ㅠㅠ;;
그런데 오늘 망치소리가 다시 시작되었다. 중고등부가 떠난 1층 그 자리에 영유아부실 생기기 때문이다. “장로님, 재정이 부족하답니다.” “일단 접어야 할 것 같습니다.” 분명히 그렇게 문자를 나눴다. 뿐만 아니라 지친 기색이 역력하셔서 저러다 상하실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장로님의 열심은 멈출 수 없었다. 돈이 없다고 그랬는데... 몸이 힘들다고 그랬는데... 잠시 쉬어야 될 것 같다고 그랬는데... 생업이 바쁘다고 그러셨는데... 아무래도 장로님을 바라보는 교우들의 안타까운 시선이 다시 일으켰나보다. 심지어 사비를 보태서 무거운 몸을 일으켜서 굳이 그 공사를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한국교회가 이미 동력을 잃었다고, 대안이 없다고, 끝난 거나 마찬가지라고...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듣기 좋은 말도 아니다. 믿음이란 마지막 한 자락의 소망을 붙잡고 다시 시작하는 것인데, 차가운 그 말들 때문에 남아있는 불씨마저 꺼질까 두렵다.
하지만 나는 우리 교회의 장로님 같은 분들을 바라보면서 새로운 그림을 그린다. 교회를 사랑하는 성도들이 있는 한, 그분들의 망치 소리가 멈추지 않는 한 한국교회는 아직 해볼 만하다. 이순신 장군의 아직 남은 12척의 배보다 더 든든하다.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받으시고 축복하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나도 다시 같이 망치를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