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전도회 총회가 있는 날이다. 한 달 전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린 우리 교회가 더 디테일하게 하나가 되는 중요한 날이다. 인사가 만사라 했다. 일꾼을 세우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는 말이다.

아마 목회를 하지 않았다면 이 말의 뜻을 몰랐을 것이다. 지난 십 년 이런저런 풍랑을 겪은 후에야 일꾼 세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리더는 혼자 아니라 곧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회자들은 믿을만한 일꾼을 세우기 위해 이런저런 방법을 사용한다. 그중에는 결코 권장할 수 없는 나쁜 인사(人事)가 있다. 먼저는 자신과 가까운 측근만 세우는 것이고, 그다음은 배터리 갈아 끼우듯 효용 가치가 있어 보이는 사람만 세우는 것이다.

이 방법들은 참 은혜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특히 큰 교회ㅠ)마다 이와 같은 꼼수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다른 방법보다 훨씬 편하고 안전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기가 편한 사람들과 일하려는 마음이 나쁜 것은 아니다. 또한 일할 능력이 되는 사람을 앞에 세우는 것도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결점이 하나 있다. 누가 그것을 판단하는가이다. 그리고 누가 교회의 주인이냐는 점이다.

교회의 주인이신 예수님은 사실 인사에 실패하신 분이다. 열두 제자들이 그다지 능력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고, 대부분이 어려울 때 떠났으며, 그중에는 예수님을 돈 받고 판 가룟 유다도 있었다.

하지만 예수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부활하신 후 제일 먼저 이들을 찾으셨고, 마지막까지 이들에게 모든 힘을 쏟으셨다. 그 이유를 우리는 알고 있다. 하나님 나라는 능력 있는 자, 완전한 자의 것이 아니라, 은혜를 사모하는 자,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의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그렇게 목사가 됐다. 우리가 그렇게 성도가 됐다. 그리고 오늘 그렇게 총회를 한다. 다른 것은 모르겠다. 간절한 기도로 총회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주님, 우리의 주인이십니다. 은혜만 있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