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하나가 되고 난 후 많은 변화가 시작되었다. 그중에는 낯설고 어색한 것들도 있는 반면 신나고 즐거운 변화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즐거운 변화가 바로 “주일점심식사”이다.
삼일교회는 코로나 이후 주일식사가 사라졌다. 처음은 정부정책을 따른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고 정착이 되었다. 일단은 편했다. 식사당번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그랬고, 김장을 하지 않으니 더 그랬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시니어들의 섭섭한 요청에 수요일 식사를 신설했지만,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2%가 있었다. 북적거리며 밥을 푸고 반찬을 덜고 식탁에 앉아 수다를 떨고... 뭐 이런 부산스러움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시 주일식사가 시작되면서.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이 맞춰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똑같은 밥에 똑같은 반찬을 먹어도, 함께 먹는 즐거움은 흉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같이 식탁에 둘러앉아 교우들이 함께 수저를 들면서 말 그대로 식구(食口)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봉사하시는 주방팀 권사님 집사님들께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교회란 그런 곳이다. 누군가의 헌신과 섬김을 통해 축복과 평강이 나타나는 곳... 하나님께서 분명히 주방팀에게 좋은 것으로 채워주실 줄 믿는다. 그렇게 기도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은 5년 만에 김장을 했다. 갓 따온 배추 200포기를 절이고, 파, 무, 마늘을 다듬고, 고춧가루에 양념을 버무려서 새빨간 새 김치를 통에 담았다. 날이 흐려 걱정을 했는데 하늘이 열렸다.
일을 마치고 삼겹살 파티를 했다. 20명분 고기를 굽다 보니, 기름이 고여서 삼겹살 구이가 아니라 튀김이 되었다. 배도 부르고 마음도 부르고...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그래, 이게 교회지...
기회가 된다면 다음번에는 김장 나눔 페스티벌을 했으면 싶었다. (그냥 바람이다. 부담갖지 마시길...) 부자처럼 집에 돌아오는 길, 모레 먹을 주일식사가 기대된다. 새 김치, 맛나게 익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