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다는 말은 매우 기대되는 말이다. 뭔가 새로울 것 같고, 그래서 신이 날 것 같은 설레는 단어다. 하지만 특별하다는 말은 두려운 단어다. 딱히 새로울 게 없는데 새로워야 하고, 별로 신날 것이 없는데 흥을 돋우어야 하는 부담스러운 단어다.

같은 말이 다른 의미로 느껴지는 이유는 상황과 정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기도회가 그랬다. “목사님, 어떤 말씀 전하실지 기대돼요.” “같이 예배드리니까 떨려요.” 맞는 말씀이다. 하지만 그 말들이 내겐 무거웠다. 기대되는 말씀, 떨리는 예배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요특별저녁기도회... 타이틀이 긴 만큼 고민도 길어졌다.

한 달 동안 설교 본문을 다섯 번이나 바꿨다. ‘이 말씀 전하면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그 말씀을 전하면 뜬 구름 잡는 것 아닌가?’ 결국은 처음 자리로 돌아왔다. 왜 우리가 이 기도회를 하는지... 더 나아가 왜 우리가 교회를 합치는지... 본질적인 질문을 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특별한 것은 특별하지 않은 것들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특별하지 않지만 우리가 놓쳤던 것들, 대단하지 않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모으고 풀어내니 물결이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부담되었다. 떨렸다. 그래서 맡겼다. ‘주님, 이건 원래 주님이 하셔야 하는 일입니다. 주님은 특별하시니까요.’ 그렇게 정신없이 첫 주가 지나고 한 주 두 주가 쌓이면서 마지막 날이 되었다. 강단의자에 앉았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 이유는 잘 알지 못했지만, 그날 집회를 마치고 그냥 감사만 남았다. 그래서 특별했다.

이제 나는 우리 성도들과 함께 특별한 일을 시작해야 한다. 두 교회가 하나가 되는 일, 새로운 교회를 세우는 일, 그리고 잃어버린 영혼을 돌이키는 일... 이번 사역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오랜 여정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열의도 식고, 생각도 굳고, 기대도 꺼질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어느 때보다 특별하고 싶다. 우리가 아닌 주님이 하시는 특별함을 경험하고 싶다. 우리 주님은 특별하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