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축구를 잘 모른다. 국가대표 경기가 아니면 잘 보지 않는다. 물론 친구 아들이 프로구단에서 뛰고 있어서 가끔 출전 경기를 찾아보기는 하지만, 내 관심 종목은 축구가 아니라 야구다.

그래서 축구에 관한 지식이 많이 부족하다. 기초적인 것을 제외하고는 경기를 보고 직관적으로 느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 열렸던 국대경기는 매우 답답했다. 피파랭킹 96위, 스타플레이어 0명... 나라는 전시 상황이라 지원조차 받기 힘든 팀이었다. 사람들은 한국의 승리가 아니라 몇 대몇으로 이길 지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0대 0 무승부... 볼점유율 76%, 패스 성공률 88%, 그러나 시원한 공격 한번 없었다. 오히려 날카로운 역습에 심각한 실점 위기가 있었다. 유럽리그 선수들로 구성된 “골든 에이지”라 한국팀의 경기력을 생각해볼 때 사실 진 거나 마찬가지였다.

경기 후 관중들의 야유가 그치지 않았다. 이런 반응은 단순히 경기결과 때문은 아니었다.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 때문이다. 대표팀 감독 선임을 두고 많은 우려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이슈에도 불구하고 대한축구협회은 축구팬들을 설득할 수 없는 나쁜 선택을 했다.

많은 비판과 철회요청이 빗발쳤다. 그러나 이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한 가지는 확실했다. 축구가 아니라 정치를 한 것이다. 승리가 아니라 이익을 위해 일한 것이다.

사실 이런 모습은 축협의 문제만은 아니다. OO카르텔 이야기는 우리 사회 곳곳에 독버섯처럼 퍼져있다. 사익을 위해 공익을 해치는 많은 폐단들... 솔직히 한국교회도 자유할 수 없는 것이 공의를 세워야 할 리더들이 사욕에 치우쳐 그들만의 리그를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그런 결정들이 많은 이들을 다치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교회 리더들의 잘못된 선택은 공동체를 해친다. 처음부터 그러려고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떻게 하다 보니, 조금씩 뒷걸음치다 보니 그러고 만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항상 그렇게 일어난다. 작은 것을 무시하면 큰 것이 무너진다.

누워서 침 뱉기 같다. 나부터 잘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