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짧다. 너무 길다. 너무 넓다. 그렇고 그런 시간 얘기가 아니다. 지금 우리 주위에 널리 퍼져있는 패션에 관한 얘기다. 얼마 전부터 크롭탑＋와이드 팬츠 패션이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다. 멀쩡한 옷들이 어색해 보일 정도로 짧고 넓은 옷들이 거리에 가득하다.
크롭탑이란 ‘잘라내다’라는 Cropped(크롭트)와 Top(탑)이 결합된 단어다. 가슴보다는 아래, 허리선보다는 위를 싹둑 잘라낸 것처럼 짧은 티셔츠를 말한다. 즉 배꼽티다. 그 기원에 대해선 여러 썰이 있지만, 멀리는 인도 정통의상 촐리, 가까이는 해군 수병들의 옷에서 찾는다.
반면 와이드 팬츠는 바짓가랑이가 길고 넓은 바지를 말한다. 나팔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일명 나팔바지라고 불린다. 이 역시 유래가 정확치는 않지만, 멀게는 유럽 목수들의 작업복, 가까이는 영국 해군 제복에서 그 기원을 찾는다. 한 마디로 어제오늘의 패션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패션에 예민한 나라라 이 옷들이 옷집을 점령했다.(예지도 얼마 전에 구입^^;;) 문제는 “나”인데... 표정관리가 쉽지 않다. 그냥 웃음이 나온다. 왜냐하면 예전에 내가 했거나 봤던 것들이니까...
대학시절이다. 거의 25년이 넘었다. 어머니가 자주 말씀하셨다. “저놈의 바짓가랑이를 잘라야 하는데... 그때 나는 머리는 장발, 바지는 나팔, 티셔츠는 쫄티... 한 마디로 꼴불견...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아마 누구를 따라했을 것 같다. 그런데 그걸 다시 보다니... 그것도 우리 아이들에게서... 정말 유행은 돌고 도나 보다.
어제의 촌티가 오늘의 귀티가 된다. 지나간 유행이 새로운 트랜드가 된다. 복고, 레트로, 아날로그 감성... 결국은 그 나물에 그 밥인 문화의 한계를 드러내는 말들이다. 하지만 이를 경험하는 내 입장은 조금 생뚱맞다. 그리고 이런 질문이 올라온다. 신앙은 왜 복고가 없지?
우리 신앙선배들의 그 모습... 지독하게 고지식하고 순진했던 그 믿음은 언제쯤 다시 돌아올까? 신앙은 옛말이고, 교회는 뒷전이 돼버린 지금, 그때 그 모습을 그리워하는 건 나만은 아닌듯 싶다. 가능하다면 내가 은퇴하기 전에는 꼭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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