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시작되었을 때 가장 걱정되었던 것은 교회조직이나 재정문제가 아니었다. 교인들의 장기결석이나 목회환경의 악화도 아니었다. 다름 아닌 교육부 아이들이었다. 안 그래도 힘겨운 교육환경과 싸우고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때 30여 명 되던 교육부가 절반도 남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공개적으로 교회 출석을 금지시켰다. 더구나 저출산 문제와 MZ학부모들의 이탈까지 겹치면서 어린이부가 전멸상태에 이르렀다. 어떤 주일은 우리 아이와 선생님들만 예배를 드린 적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교육전도사님을 구하기조차 어려웠다. 폐교 위기에 처한 신학교가 많은 데다가, 사역할 수 있는 젊은 사역자도 드물었다. 그래서 우리 같은 작은 교회는 교육부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코로나 기간 중 주일학교를 포기하는 교회가 절반이 넘었다.

장로님과 함께 심각히 고민했다. 우리도 접을 것인지, 아니면 어려워도 이어나갈 것인지... 다행히 장로님과 내 마음이 같았다. 꼭 해야 할 사역과 하지 않아도 되는 사역이 있는데, 교회학교는 반드시 필요한 사역이라고 생각했다. 다음 세대가 없는 교회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빚을 내서라도, 손해를 보고서라도 교육부를 포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코로나가 끝나도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전도사님 모시기도 예상보다 어려웠다. 그래도 기도하며 버텼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올 것을 믿고 기다렸다. 그리고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시는 성전도사님이 오셨다. 아이들이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새롭게 찾아오는 어린 영혼들이 하나둘씩 늘었다. 급기야 지난 주에는 소풍까지 다녀왔다.

이것저것 짐을 들고 오시는 어머님들... 선생님들은 일찍부터 준비물을 챙기고 계셨다. 아이들 한명 한명을 안아줬다. 고마웠다. 감사했다. 그리고 행복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소중한 아이들... 정말 잘 섬겨야겠다. 주님의 눈길이 여기 계시니까... 날은 궂지만 마음은 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