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올라갔다. 밤공기 차다. 아뿔싸, 눈이 내린다. 비처럼 쏟아지는 눈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 쫓기듯 내려왔다. 온도계를 찾아봤더니 영하 13도였다. 차 안에서 혼잣말을 한다. “하나님, 너무 하시네요.”

기도가 부족해서였을까? 아니면 내가 모자라서였을까? 그래도 너무 안 도와주시는 것 같아 섭섭했다. 뻐꾸기가 운다. 새벽 5시, 이제는 마무리해야 할 시간, 그런데 갑자기 말씀이 울렸다. “나는 너희의 중심을 원한다.”

내가 생각하는 특새는 무조건 잘되는 것이었다. 사람도 북적북적하고, 기도 소리도 뜨겁고, 웃음소리도 가득하고... 하지만 모든 특새가 그럴 수는 없다. 때때로 하나님은 우리에게 특별한 것을 요구하신다.

이번 특새가 그랬다. 주님은 우리의 중심을 특별히 원하셨다. 특새 주제처럼 옛날 신앙인들이 간직했던 그 중심, 그 사랑, 그 고백이 있는지 질문하신 것이다. 그리고 그 질문의 처음은 바로 “나”였다. 참 많이 바뀌어버린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하나님, 죄송합니다. 회개합니다.”

부흥은 분위기가 아니다. 프로그램이나 이벤트도 아니다. 부흥은 중심이다. 마음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 우리의 신앙 선조들이 그랬다. 그리고 주님이 그것을 다시 찾으신다. 그 축복을 우리가 누리길 원하신다.

갑자기 연락이 왔다. “목사님, 비타민 좀 보내드릴게요. 교인들과 나누세요.” 부끄러웠다. 잘하라는 선물인 것 같아 많이 죄송했다. “네, 주님 잘할게요. 힘을 주세요.” 마음이 한결 가볍다. 갈 길은 멀지만 은혜는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