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우리 교회 최첨단인데요?” 함께 예배당을 정리하던 집사님께서 연거푸 감탄의 말을 쏟아놓는다. 그도 그럴 것이 몇 번을 고민하고 찾아보고 구입한 것이다. 일명 비말차단투명가림막...

2년 전에도 예배당 의자에 가림막을 설치했다. 플라스틱 파일 같은 제품이었는데 우리 의자와 맞지 않아서 사실 허접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얼마나 갈까 싶어, 소낙비만 피하자는 생각으로 서둘러 구입했다.

하지만 시간이 이렇게 흘러버렸다. 투명한 가림막이 점점 반투명으로 변해버렸다. 더 이상 놔두기가 힘들어 장기적으로 사용할 제품을 찾았다. 전국에서 한 곳뿐인 충청도 브라켓 공장을 찾았고, 가격을 깎고 깎아 금액을 30%나 줄였다. 그래도 거금 이백만이 넘는 큰(?) 공사였다.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요?” “그러게요. 저도 뭔가 싶네요. 아무래도 오래 내다봐야 할 거 같아서요.” 누가 칠천 명이 넘을 줄 알았을까? 누가 백신을 또 맞게 될 줄 알았을까? 아이들이 2년 넘도록 제대로 등교를 못하고, 어린이부 예배인원이 2명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더 놀라운 것은 지치는 것을 넘어서 점점 무감각해지는 우리의 위험 감수성이다.

“그래도 이때까지 버틴 것이 은혜 아닌가요? 지난 2년 동안 우리 교인들 중에 다치고 아픈 분이 없어서 그저 감사할 뿐이에요.” 진심이다. 근심과 염려가 이성을 마비시키고 믿음을 무너뜨릴 위기가 몇 번은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잘해서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이 가림막처럼 우리를 보호해주셨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누군가는 예배를 멀리하고, 누군가는 교회를 떠났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가 정말 필요한 사람은 떠날 수도 멀리할 수도 없었다. 오히려 환난을 통해 내가 얼마나 작은 자이며, 주님이 얼마나 크신 분이신지를 절감했을 뿐이다.

그렇게 하나님을 배웠다. 그렇게 맡기고 사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주님이 주실 그 무지개는 더 아름다울 거 같다. 새 가림막이 빛난다. 마음이 한결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