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사실상 일주일 연장되었다. 확진자 증가속도에 따라 방역강도가 다소 낮춰질 가능성이 엿보이나, 교우들이 함께 모여 예배드릴 수 있는 날이 언제일지 아무도 모른다.

이 사이에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먼저 불야성이라는 말이 사라졌다. 밤 9시 영업제한 때문에 일찍 문을 닫고 집에 들어가는 가게들이 많아졌다. 또한 간판을 내리는 폐업점포들이 늘고 있다. 마치 바이러스에 전염되듯 한집 건너 한집이 하나둘씩 비어간다.

깊이 상관없는 내가 봐도 마음이 답답한데 사장님들의 속은 어떨까 싶다. 무작정 코로나 탓만 할 수도 없고, 정부에게만 책임을 돌리지도 못한다. 당장 눈앞에 닥친 마이너스 숫자들을 어떻게 챙길 것인지... 이번에 지급되는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이 위로는 될지언정 큰 도움은 힘들 듯싶다.

어떤 분이 우스갯소리로 그런 말을 하더라. 이번 정부가 공약을 지켰다고... 공약대로 저녁이 있는 삶, 국가가 책임지는 나라가 되었다고... 자조 섞인 농담에 나도 모르게 쓴 웃음이 나왔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싸움에는 승자가 없다는 것이다. 모두가 상처를 받을 뿐이다.

이런 와중에 한 유력대선후보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런 발언을 했다. “이 나라 국민이 맞는가 싶다.” 또 다시 개천절 집회를 추진하는 보수단체들에 대한 비난이었다. 어떤 의도인지는 충분히 알겠으나 지혜롭지 못한 말 같다. 자칫 하면 또 다시 나라가 싸움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말 한 마디라도 곱게 써야 될 때다. 자극적인 말은 다듬고, 절망적인 말은 삼켜야 한다. 지금 우리가 싸워야할 것은 사람이 아니라 바이러스이다. 부자연스럽고 닭살이 돋더라도 말의 온도를 높여야할 때다.

같은 옷을 입고와도 “오늘 더 잘 어울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정말 잘 했어.” 어둔 표정에 잠겨 있으면 “괜찮아 힘내.” 그리고 가장 큰 위로의 말 “그래도 하나님이 사랑하셔.” 체온이 묻은 말은 마음을 살린다. 그리고 하다보면 나름 적응이 된다. 심지어 늘기까지 한다. 따뜻한 세상은 말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