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여호와께 여쭈어 이르되 내가 블레셋 사람에게로 올라가리이까 여호와께서 그들을 내 손에 넘기시겠나이까 하니 여호와께서 다윗에게 말씀하시되 올라가라 내가 반드시 블레셋 사람을 네 손에 넘기리라 하신지라" (삼하 5:19)
1. 한 동네에서 아이들이 싸움을 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던 어른이 싸움 중인 아이를 불러 뭔가를 지시한다.
아이은 어른의 지시를 받고 상대아이의 약점을 공격했다.
결국 승리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어른은
아이의 아버지였다. 더구나 권투 세계챔피언이었다.
2. 아마 이런 상황이 눈 앞에 벌어진다면
우리는 그 아버지를 불편한 눈초리로 볼 것이다.
아들 지는 꼴을 보지 못해 애들싸움에 훈수 두는 아버지...
유치하거나 어른답지 못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 할 사람이 아마 많을 것이다.
3. 오늘 본문에는 애들싸움에 끼어드는 아버지보다
더 불편하게 개입하는 하나님의 모습이 나타난다.
하나님은 다윗의 전투를 승리로 이끄시기 위해
전술과 전략, 심지어 매복위치까지 친절히 설명해주신다.
4.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는 범접할 수 없는 간격이 있다.
무한과 유한, 거룩과 죄, 전능과 무능의 간격을
메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런데 하나님은 이러한 간격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다윗의 싸움에 끼어드신다. 그를 도와주신다.
5. 이런 표현이 참 경망스럽지만
"하나님, 꼭 그렇게까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우주를 집으로 삼으시고 영원을 거처로 삼으신 하나님께서
왜 스스로를 제한하셔야 했을까?
6.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하나님은 인격이라는 것과 우리는 천하보다 귀하다는 것...
인격의 하나님께서 한 인간의 삶을 함께 하며 교제하셨으며
티끌과도 같은 우리를 우주보다 귀하게 여기셔서 사랑하셨다.
7. 다윗은 누구보다 이를 잘 알았던 것 같다.
그가 고명한 신학자라서도 아니고
대단한 영성가라서도 아니다.
그냥 알았다. 외로운 목동 시절부터 불안한 도망자 시절까지
8. 하나님을 부르는 법을 알았고 의지하는 법을 배웠다.
그걸 우리는 경청이라고 하고 순종이라고 정리한다.
그런데 다윗은 그냥 알았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
아이였기 때문에...
9. 청년 때 내 꿈이 평생 애처럼 사는 것이었다.
하나님께서 강제로 그렇게 만드시기 전에
정말 아이의 마음을 회복해야겠다.
싸울 때든 걸을 때든 묻고 따르고 함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