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곧 사울이 우리의 왕이 되었을 때에도 이스라엘을 거느려 출입하게 하신 분은 왕이시었고 여호와께서도 왕에게 말씀하시기를 네가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며 네가 이스라엘의 주권자가 되리라 하셨나이다 하니라" (삼하 5:2)
1. 목사가 된 후 얻게 된 기쁨 중 하나는
성경을 좀 더 주의깊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저런 책과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본문을 원어로 대할 수 있다는 것은
목사라는 직업의 혜택이라 하겠다.
2. 오늘 본문을 살펴보다가
유독 눈에 들어오는 단어가 있었다.
바로 "목자"라는 히브리어 "로에"이다.
이 단어는 "라아"라는 동사에서 유래되었는데
두세가지의 뜻을 가지고 있다.
3. 첫째로 "로에"는 "먹이를 주는 사람"이다.
좀 막 표현하면 "밥순이"다.
목자는 양의 배를 채워야 한다.
굶주린 양이 없는지 목마른 양이 없는지 살펴서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엄마이다.
4. 둘째로 "로에"의 뜻은 "친구"이다.
양을 돌볼 뿐 아니라 함께 하며 사귀는 절친이다.
외로운 양의 마음을 달래고 삐진 양을 풀어준다.
그래서 양과 함께 먹고 자고 여행한다. 그러니 목자이다.
5. 갑자기 내가 왜 이러고 있는 지가 쉽게 이해가 되었다.
나는 목자가 되어가는 중 같다.
사소하게 보이는 교인들과의 해프닝들이
알고보니 목사의 진짜 임무였던 것이다.
6. 이스라엘 장로들은 다윗에게 왕이기에 앞서 목자가 되어주기를 원했다.
이미 사울에게 데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욱 절실했다.
아마 우리 교인들도 나에게 비슷한 바람을 가지고 있을 듯 하다.
힘들 때 거기에 함께 있어주는 사람...
배고플 때 함께 밥 먹으러 갈 수 있는 사람...
외로울 때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사람...
7. 아 그러니 이리 어렵다.
지난 인생 동안 나는 그런 사람이 되어주길 바랬지
그런 사람이 되고자 해본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결국 다윗이 왕이 되기까지 하나님은
공감과 관용의 그릇을 키워가신 것이다.
그게 목자이니까... 그래 그게 목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