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헤브론에서 유다 족속의 왕이 된 날 수는 칠년 육 개월이더라" (삼하 2:11)
1. 이 계산이 맞는 지 모르겠으나
이때까지의 다윗 인생을 얼추 헤아려보면
"출생~목동생활 14년
골리앗에게 승리~왕정생활 1년
도망자 생활 15년
헤브론 복귀 7년반"
이스라엘 왕이 되기까지 37년 6개월이 걸린 셈이다.
2. 지금으로 따지면 40세가 되기 전 대통령이 된 것인데
당시 평균수명을 고려해볼 때 50대 중반이 넘어서 왕이 된 것이다.
그런데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 중 절반이
쫓겨다니고 피해다니는 피로한 시간이었다.
그래서 다윗에게 기다림이란 "지긋지긋함"이었을 것이다.
3. 그런데 그에게 절호의 찬스가 찾아왔다.
왕의 부재, 혼돈 가운데 있는 백성...
마음만 먹으면 자신의 호위부대를 이끌고
쉽게 권좌을 차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포기했다. 그리고 7년을 넘게 기다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라고 하셨으니까...
4. 한 유명 목사가 목회를 정의하기를 "목회는 타이밍이다."라고 했다.
경영에 능한 그분은 실제로 타이밍을 잘 캐치하여 큰 목회를 이루었다.
교인들에게 동기유발을 시키고 분위기를 업 시켜서
활기 넘치고 생동감 있는 교회를 만들었다.
그래서 많은 후배목사들이 그분의 목회방식을 따르려고 노력했다.
나도 그러고 싶었다. 하지만 못했다. 나와 어울리지 않은 옷 같았다.
5. 하지만 그 목사님은 마지막은 반전이었다.
교회는 부흥했으나 개인은 영적침체에 빠졌다.
결국 범죄하고 그 죄가 발각되어 교회를 떠나게 되었다.
그후 가까운 곳에서 다시 타이밍 목회를 시작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다른 것은 모르나 타이밍 목회가 사람을 쉽게 모으는 것은 사실 같다.
6. 담임이 되어 교회를 섬기면서 마음 속에 생기는 작은 확신은
목회가 "타이밍"이 아니라 "기다림" 이라는 것이다.
비록 더디고 답답할 수 있으나
하나님께서 기다리라고 명령하신 바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당장 그 이유를 알 수 없어도 나중에는 찾게 되고 깨닫게 된다.
7. 문제는 이것이다. "어떻게 기다릴 것인가?"
그렇다면 다윗은 어떻게 기다렸을까? 헤브론 7년을 뭐하며 보냈을까?
말씀을 통해 상상하면 어느 정도 그려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기도하고 묵상했을 것이며
점심에 거리에 나가 사람들과 소통했을 것이며
저녁에 집에 돌아와 하나님께 앞 일을 묻고 준비했을 것이다.
그런 7년반이 있기에 33년의 왕위를 견뎌낼 수 있었다.
8. 30주년 기념예배를 마친 후 피로감이 밀려와
루틴이 조금씩 깨지고 있었다. 사람인지라...
이만하면 됐다. 다시 묵상하고 소통하고 준비하자.
우리 교회에게 허락된 기다림의 시간이 어느 정도일지 모르나
오늘을 기쁘게 오늘을 의미있게 살아가자. 주님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