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과 여호와의 백성과 이스라엘 족속이 칼에 죽음으로 말미암아 저녁 때까지 슬퍼하며 울며 금식하니라"(삼하 1:12)
1. 아말렉 소년에게 전해들은 이스라엘의 패전 소식은
두 가지의 감정을 교차하게 만든다.
먼저 원수이며 숙적이었던 사울의 죽음은 다윗에게 "낭보"였다.
더 이상 쫓겨 다니자 않아도 되고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
더구나 왕좌를 향해 나아가는 그의 앞길에 큰 장애물이 사라진 것이다.
2. 하지만 하나뿐인 베프 요나단의 죽음은
다윗의 마음이 무너지는 "비보"였다.
그를 지지해주고 헌신적으로 신의를 지켰던 친구가
적의 칼에 쓰러졌다는 사실은
다윗을 멘붕에 빠지게 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블레셋에게 참혹히 패배한
동족 이스라엘의 이야기 역시
듣고 싶지 않은 씁쓸함이었을 것이다.
3. 한 소식에 대조되는 두 감정이 대립될 때
우리는 보통 어떤 선택을 하는가?
나의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비보보다는 낭보에 더 관심을 가지기 쉬웠다.
그래서 소인배인지는 모르겠으나
반가움이 아픔을 앞서는 법이다.
4. 그런데 다윗은 부하들과 함께 울었다.
이 울음은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고
떠나간 친구를 아파하는 눈물이었다.
"나"의 이익이나 복수를 넘어서
"우리"를 우선하고 신의를 기억하는 태도였다.
5. 이 태도가 그를 왕으로 세운 것 같다.
최소한 자기 감정에 취해 공동체를 해치는
불행을 막을 수가 있으니까...
요즘 우리나라를 보면 참 부러운 얘기이고
또 한국교회를 보면 참 씁쓸한 얘기 같다.
최소한 한 공동체를 섬기는 자로써 이것만은 배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