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여 위엄을 성소에서 나타내시나이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그의 백성에게 힘과 능력을 주시나니 하나님을 찬송할지어다" (시 68:35)
1. 오늘은 6.25이다.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7년이 넘었다.
나는 전후 세대라 전쟁에 대해 잘 모르지만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 피난생활이 얼마나 고되었는지
전쟁이 얼마나 비참한 지를 익히 들었다.
2. 물론 듣는다고 아는 것은 아니다.
전쟁영화를 본다고 해서 전투현장을 뉴스에서 시청한다고 해서
전쟁의 참혹한 고통을 이해할 수는 없다.
3. 하지만 나는 부모님을 통해 전쟁의 상흔을 느낀다.
전후 세대의 모습을 통해 전쟁의 공포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본다.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인 것 같다.
인간에게 인간이 아닌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4. 최악의 상황을 겪은 사람들은
다시 그런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 지극히 방어적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의 힘과 능력을 쌓는 일에 매진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한다고 전쟁의 공포에 벋어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군비가 아무리 확장되고 군사력이 증강했다고 해서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자유하거나 안심한 적은 없었다.
5.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전쟁 같은 인생을 경험한 사람들은 치열하게 사는 경향이 있다.
다시는 무기력과 무능력에 빠지지 않기 위해
강해지고 힘 세지려 한다. 그래서 전쟁 같은 하루를 살아간다.
하지만 그런다고 전쟁의 공포로부터 자유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리를 쭉 뻗고 잘 만큼 안심할 수도 없다.
6. 시인은 그 비밀을 아는 사람 같다.
모든 나라들이 늑대처럼 이스라엘을 삼키려하는 불안함 속에서
그는 흔들림 없는 찬양, 확신의 찬송을 부르고 있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 하나님이 누구인지를 제대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에 능하신 승리의 왕... 위엄과 능력 가운데 계신 만왕의 왕...
그는 그 하나님을 믿고 있다.
7. 부끄럽다. 사람을 두려워하고 세상을 두려워하는 목사라는 것이
너무 부끄럽고 면목이 없다.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다.
나도 시인처럼 큰 소리 뻥뻥치고 싶다.
발 뻗고 편히 누워 자고 싶다.
하지만 이 놈의 걱정... 이 놈의 염려가 나를 짓누른다.
그것이 교회를 위한 것이든 하나님을 위한 것이든
다 폐기처분해야 할 잡동사니일 뿐이다.
8. 그래 그래... 사무엘상을 통해 사울의 죽음을 묵상한게 엊그제이다.
안 될 일 하지 말자. 안 될 걱정 하지 말자. 안 될 잔꾀 쓰지 말자.
어짜피 하나님이 하신다. 우리 하나님은 세상에서 제일 힘이 세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