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왕의 종 요압이 이 일의 형편을 바꾸려 하여 이렇게 함이니이다 내 주 왕의 지혜는 하나님의 사자의 지혜와 같아서 땅에 있는 일을 다 아시나이다 하니라" (삼하 14:20)
1. 한때 유행하였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있었다.
이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으나 내용을 알고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인사이트를 준 것 같다.
긍정적 언어와 태도가 인간관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룬 얘기이다.
하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그만큼 칭찬에 목말라 있다는 말이 된다.
2. 강남의 한 목사님이 이 책 제목을 패러디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지만 아첨은 사자도 넘어지게 한다."
씁쓸한 현실을 반영한 풍자이다.
칭찬과 아첨은 그 경계가 매우 애매하다.
하지만 그 끝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칭찬은 사람을 살리지만 아첨은 사람을 죽인다.
칭찬의 사람은 신의를 져버리지 않지만
아첨의 사람은 너무 쉽게 입장을 바꿔버린다.
3. 하지만 우리 사회는 공공연하게 아첨을 권하는 사회이다.
남 다른 립 서비스로 편안한 사회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많다.
참고로 나는 피해자에 가깝다.
립 서비스에 태생적인 알러지가 있었다.
입 바르기로 소문난 어머니 덕에 칭찬에 인색하다.
그래서 괜히 오해받거나 손해를 본 적이 많다.
4.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성장과정과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립서비스가 좋아한다. 아부가 싫지 않다.
참 단순하고 참 속도 없는 사람 같다.
예전에 경멸했던 사람의 모습들이
지금 내 안에 있을 지 모르겠다.
5. 담임이 되고 교우를 섬기면서
이제 아첨과 립서비스에 대해 조금 심각한 고민을 해야된다.
왜냐하면 성도의 영혼이 걸려 있고
교회의 흥망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아첨 좋아하는 목사가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것은 불가하다.
립서비스 좋아하는 목사가
좋은 동역자와 함께 하는 것 역시 불가하다.
6. 어쩌면 이제는 "건강한 의심"을 할 때가 된 것 같다.
들리는 모든 말들의 중량을 달고 가치를 매길 때가 되었다.
그 저울은 다름 아닌 "말씀과 성령의 음성"이다.
놓치면 다윗처럼 실수에 악수까지 둘 것이다.
7. 요압의 사사로운 계략과 여인의 비뚤어진 아첨이
다윗을 낭패로 몰아넣은 것처럼
나의 삶과 목회 역시 그렇게 망가져버릴 지 모른다.
의심하고 의심하고 또 의심하자.
그래야 산다. 그래야 넘어지지 않는다.
당장 오늘 일부터 돌아봐야겠다.
나를 기쁘게 하는 말이 아닌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말을
조용히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