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그 마음에 생각하기를 내가 후일에는 사울의 손에 붙잡히리니 블레셋 사람들의 땅으로 피하여 들어가는 것이 좋으리로다 사울이 이스라엘 온 영토 내에서 다시 나를 찾다가 단념하리니 내가 그의 손에서 벗어나리라 하고" (삼상 27:1)
1. 본문에는 많은 생각들이 교차된다.
사울을 피해 블레셋으로 망명하려는 다윗의 생각
다윗의 망명소식을 듣고 추적을 포기하는 사울의 생각
다윗의 거짓말을 듣고 자신의 신하로 받아드리는 아기스의 생각
이 생각들이 어긋나고 맞물리며 1년 4개월 간의 씁쓸한 방황이야기를 만든다.
2. 다윗은 결국 자신의 꾀에 넘어 가 진퇴양란의 곤혹한 상황을 맞이한다.
비록 선한 거짓말이고 어쩔 수 없는 망명이었다고는 하지만
하나님의 사람... 영원한 왕국을 지고 가야 할 사람이라고 말하기에는 흑역사에 가깝다.
물론 그 상황 속에서도 지켜야 할 양심은 지키고 산다.
결코 고국에 누가 되는 일은 하지 않았다.
3. 다윗의 어두운 망명이야기가 시작된 동기는
마음 속에 있는 두려움과 상처 때문이었다.
사울에 대한 배신감과 추적에 대한 두려움이 마음을 집어삼킨 것 같다.
마치 이세벨의 협박에 도망간 엘리야의 모습과 비슷하다.
그 일로 꼬이고 엉킨 1년반을 지낸다. 불안한 시간이었다.
4. 나는 참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다.
마음이 약해서 악몽을 많이 꾼다.
대개 고민하고 걱정하는 일들이 꿈 속에서 최악의 결과로 나타난다.
그래서 무엇을 결정하거나 그 결정을 강요하는게 참 어렵다.
불편한 상황을 피하려다가 기회를 놓쳐서 일이 꼬이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5.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그건 정말 당연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사람들의 요구를 외면할 수도 없다. 그건 최악이다.
최소한 다윗이 마음을 먼저 돌아볼 수 있는 여유만 있었다면
27장은 다른 이야기가 쓰여졌을지 모른다.
비록 아기스와 사울의 생각보다는 훨씬 건강하고 바른 선택이었지만 뭔가 불안하고 긴장된다.
오히려 도망 때보다 더 복잡한 상황인 것 같다.
6. 아무리 바빠도 잠시 하늘을 올려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하나님 안에서 자유함을 누리는 시간... 아무도 방해받지 않는 영혼의 여유...
오늘 그런 시간을 가져보아야겠다.
그리고 나의 생각들이 영혼을 방해하지 않도록 자리매김을 해야겠다.